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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미술관

WIND69 2011. 12. 20. 12:44

  지식의 미술관
  지은이 : 이주헌
  펴낸곳 : 아트북스

  미술을 전공했으면서도 도무지 미술관련 서적과는 담을 쌓고 지내었다. 20대의

  젊은 작가로서의 꿈은 그야말로 40대 현실 앞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늘 아쉬움은 향수처럼 남아있다. 이래저래 만평도 그려보고, 사진도 찍고는

  해보지만 근원에서 치고 올라오는 그림에 대한 미련은 쉬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그것도 딱 새로 시작할 만큼이 아닌 그저 추억할 만큼이기에

  쉽사리 혹은 다시 붓을 들지 못한다.


 
  지식의 미술관은 어쩌면 20대 꿈을 위로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터이다.

  이주헌은 그림이 즐거워지는 미술의 키워드 30가지를 통해 작품이면에

  감추어진 본질에 접근한다. 직관에 의존하는 창조나 발명, 발견 같은 것이 때로는

  논리에 따른 판단보다 뛰어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직관은 순간의 이미지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창조적인 대안의 제시를 가능하게 해준다.

  작품은 구구절절하게 주제와 배경, 맥락을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하나의 이미지로 다가올 뿐이다. 그리고 이것이 미술 감상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술감상은 이미지를 소비하는 행위이다. 예술작품의 소비자는

  소비하는 주체의 경험과 지식을 동원해 작품을 이해한다. 이 부분에서 창작자와 소비자의 간극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작품은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그 그림의 주제가 무엇이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가 하는 내용파악과 이해의 수준으로 그치지 않는다. 미술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나 작가의 성격,

  취향, 신분, 철학, 작품의 미학적 구조, 조형어법과 사조, 스타일 등 수많은 요소들이 담겨있으며 이것은 각 각, 혹은 서로

  어울어져 감상자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감동과 전율이 있는 의미있는 이미지로 거듭나기를 열망한다.

  그러하기에 인문학적 소양은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하지만 이주헌은 그것 만이 좋은 혹은 뛰어난 감상자를 낳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뛰어난 직관과 창조성이 곧 뛰어난 감상자의 소양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직관은 지식과 경험이라는

  기본적인 재료를 통해 더욱 날카로워 질 수 있음을 간과하지 않는다. 지식의 미술관은 그런면에서 작품이면에

  담겨진 정치, 사회적사건, 이슈, 지장과 철학, 조형어법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작품이해를 돕는다. 

  본래 작품이라는 것은 작가와 감상자의 소통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속에는 그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렇기에 작가의 진실한 삶이 없고, 감상자 역시 자신의 성찰적 삶이

  없고서야 어찌 서로 교감할 수 있을것인가?

  작가의 진실한 삶이란 곧 그가 속해있던 시대적, 역사적 배경, 철학, 성격, 미학적구조, 스타일, 조형화법 등과 밀접한 연관

  이 있으니 감상자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만이 교감할 수 있음은 어쩌면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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