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마석가구공단 파노라마 본문

사진 독백

마석가구공단 파노라마

WIND69 2010. 3. 28. 19:59

마석가구공단 파노라마


1991년, 한센병 환자들의 보금자리였던 성생 마을에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났다. 양계와 양돈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거주민들이 노쇠해지고, 일꾼들의 인건비 또한 높아지자 그들의 생계수단을 포기했던 것이다. 대신에 이들은 양계와 양돈을 하던 자리에 새 건물을 짓고 임대료로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 때, 가장 영세한 업종 가운데 하나인 가구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소위 3D업종이라 불리는 공장들이 밀려들어와 가구단지가 형성되었다.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이주노동자들이 이동해 오면서 성생공단에도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성생공단은 이제 한국인 800여 명과 약 1,500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있는 이주노동자 거주촌이 되었다. 출신국별로 보면, 필리핀 500명, 방글라데시 700명, 미얀마, 나이지리아, 카메룬, 우즈베키스탄, 네팔, 몽골, 중국, 베트남, 태국 등지 출신이 300여 명으로 구성된다. 거주민 중 90%이상이 비자기간이 만료된 미등록 이주노동자이다. 이들 대부분 상시근로자 5인 미만, 5인에서 10인 사이의 영세한 공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임금체불 및 산업재해의 위험을 안고 있다. 또한 한국인 동료와 사업주 간의 문화적, 인종적 편견과 의사소통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폭력 사고, 부당한 대우도 심각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지역에 위치한 성공회 남양주 교회는 1991년부터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미사를 중심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기 시작했으며, 1997년, 한센 병력 교우들의 기도와 헌금으로 `외국인 노동자 샬롬의 집'이 마련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가능해졌다. 임금체불, 산업재해, 폭력사고, 의료 문제 등 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직접적으로 뛰어드는 한편, 문화적 소양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해왔다. 샬롬의집은 임금체불, 산업재해와 같은 노동상담과 의료공제조합 관리, 한국어 교실, 컴퓨터 교실, 가요 교실, 노동법 교육, 각종 행사 주최 및 지원, 소식지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권과 인권을 찾아주기 위한 노력이다. 이주노동자는 이 시대의 일시적인 부산물이 아니다. 초국적으로 이동하는 자본의 흐름 만큼이나 일자리를 찾아 국경을 넘나드는 노동력의 이동은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다. 

'사진 독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제  (0) 2010.03.31
도심 속 한옥  (2) 2010.03.31
실루엣  (0) 2010.03.25
대비  (0) 2010.03.23
시무외여원(施無畏與願)  (0) 2010.03.2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