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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기

2008. 6. 10

WIND69 2008. 6. 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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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자본의 벽!
쌓아놓은 컨테이너 박스보다 우뚝 우뚝 마천루처럼 솟아 있는 빌딩들이 참으로 답답한 곳 - 세종로...
그런데 그 세종로는 또한 민주주의의 시작을 실증하는 곳이기도 하다.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나는 6.10을 함께하지 못했다. 사실 함께 할 수도 없었다. 88년도 부터 대학을 다니기 시작했으니...
그러나 6.10 이후에도 참으로 많은 시위들이 있었다. 백골단의 서슬퍼런 방패와 몽둥이들,
날아다니는 최루탄, 시커먼 페퍼포그와 닭장차들... 그리고 공권력과 맞선 소위 말하는 꽃병(화염병)들과
보도블럭을 깨처 만든 짱돌들, 그리고 쇠파이프...
그날의 매운 기억들, 공포스러웠던 군화발, 그리고 쓰러져간 사람들...
그 모든 것들이 사실 두려움과 공포였다. 그리고 그 두려움과 공포속에서도 민주주의를 향한 갈망으로
끊임없이 갈등하고 갈등했던 그 시절은 젊은 시절의 호기가 아닌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애정이었다고 지금도 믿고 있다. 벌써 20년! 그 세월 속에 가장 성숙한 것은 어찌보면 민주주의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그 시절의 희생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일깨워 준다.
대선과 총선을 치루면서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그 숫한 희생들이 한 낮 헛된 꿈처럼 절망스러울 때
다시 희망을 세운 촛불들... 2008년도 6.10의 모습은 바로 그런 모습이었다.
화염병보다도 더 강한 촛불이 밝혀진 2008년 6.10은 또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그리고 아주 나중에 사람들은 무엇을 추억하게 될까?
자본의 벽은 아직도 공고하지만 사람의 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돈이 아무리 좋은 세상이지만 사람만큼 중하겠습니까?'라고 외치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우렁찬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사람에 대한 믿음과 신뢰이며, 그것만이
희망일 수 밖에 없음을 2008년 6.10의 현장이 감각으로 체험케 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가 백만촛불앞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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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P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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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10
* 안타깝게도 주력카메라를 두고 온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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