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묻다 본문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묻다
글쓴이 : 한홍구, 정태현, 서중석, 이만열, 정영철
펴낸곳 : 철수와영희
뉴라이트의 역사왜곡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자세히 내막을 살펴보면 일본의 극우세력의 주장과 다르지 않다. 정말 적반하장도 이 정도면 과히 철면피의 수준을 넘어선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들은 좌편향 근현대사 교육을 바로잡겠다며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책의 서문처럼 '이랬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내용을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역사가 아닌 소설을 쓰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어야 한다며 논란을 일으키며 애써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30년이나 뒤로 퇴행시키려는 그들의 저의는 친일의 원죄에 대한 면죄부를 받기위한 사욕에 불과해 보인다. 허긴 대통령조차 나서서 "편협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더불어 살면서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단절과 배척이 아니라 계승하고 포용해야 한다. 과거의 어두운 면만 보지 말고 밝은 면을 이어받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 언제까지나 과거에 발목잡혀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을 수는 결코 없다"며 "일본을 이미 우리가 용서했다"는데 뉴라이트의 역사왜곡 정도야 애교로 봐주어야 하는 걸까?
지난 3월 4일 시청한 MBC후플러스 -사라진 246명에 대한 보도를 보며 과연 오늘날 대한민국은 "광복"한 나라, "해방"된 나라가 맞는 것인지 하는 회의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양심적인 사람들이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된 한국인들의 유해를 보관하고 살아생전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고향, 모국으로의 송환을 위해 동서분주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그들의 죽음에 대해 무관심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김앤장이라는 로펌조차 한국인을 강제동원한 일본 회사의 변호를 맡았다고 하니, 이쯤되면 누구의 말대로 막 나가자는 이야기일 것이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이것이 대한민국인 1945년 광복을 맞이하고 정부를 재건한지 65년, 이승만 조차도 인정한 1919년 임시정부의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지 91년이 지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친일파청산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족적 양심세력들이 친일파에게 역청산을 당했다'는 한홍구교수의 말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지독이도 역사 점수가 좋지 않아 역사에 그리 흥미가 없었던 나에게도 역사가 그저 상아탑에 머무는 학문이 아닌 과거를 통해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의 통찰을 통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임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역사를 통해 배우지 않는 이들에게 결단코 미래는 없다. 이것이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하는 이유가 아닐까? 어쩌면 뉴라이트 덕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해 다시한번 각성하게 해주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일까? 어느 개그프로그램의 코너처럼 참 씁쓸하다.
이 책은 역사학계에서 근현대사 연구의 의미있는 성과를 이루어 낸 다섯명의 역사학자가 강사로 나선 '한국 근현대사 특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서너시간 정도면 읽어낼 수 있는 이 '책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뉴라이트의 논리가 가지고 있는 허구와 부실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는 이 책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해마다 3월이 되면 정작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독립유공자와 그들의 후손, 정신대할머니들이 해방된 조국에서 제대로 된 대우도 받지 못한 채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만 하는 대한민국의 서글픈 현실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지금은 독서 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명이다 (0) | 2010.05.07 |
---|---|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2) | 2010.03.06 |
삼성을 생각한다. (2) | 2010.02.20 |
세계금융을 움직이는 어둠의 세력 (0) | 2010.02.11 |
청춘의 독서 (0) | 2010.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