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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무지개교실에 다니는 엔젤린의 얼굴에서 이제 봄이 왔음을 느낍니다. 따뜻한 햇살이 엔젤린의 얼굴을 환하게 만들었네요. 생각해보면 자연은 누구를 차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지요. 엔젤린의 얼굴에 비친 따뜻한 햇살이 우리가 맞이하고자 하는 다문화사회의 따뜻함이면 좋겠습니다. 봄이 왔네요^^ 누구에게나 봄은 오지만, 봄을 맞는 우리의 모습은 제 각각인 듯 하네요. 여러분의 봄은 어떻습니까????
한 아이에 아버지가 되고 마흔이 넘어서야 이제 아버지란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는 듯 하다. 얼마 전 신부님 아버님께서 소천하시고 발인 미사가 있던 날,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미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놀이터 뒤어 숨어 먼 하늘을 바라보며 한참을 그렇게 또 눈물을 흘렸다. 아무리 입술을 꽉 깨물어도 주책없이 계속 눈물이 흘럿다. 왜 그랬을까? 술과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어머니와 이혼하고, 자식을 앞 세워 제 세상으로 보내고, 지질이도 궁상맞게 살았던 사람... 그 덕분에 어머니와 나는 참으로 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린 것도 아니고, 자식에 대한 사랑이 남달리 적었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힘껏 자식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 했..
낡은 사진 한 장을 찾았다. 어머니와 함께 찍은 이 낡디 낡은 사진은 흘러온 세월만큼이나 빛이 바래 있었고, 여기 저기 터진 상처만이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일깨워준다. 왠지 모를 두려움과 근심으로 가득한 표정들... 헤어진 아버지에게 아이들을 넘겨야 했던 어머니의 절박함이 만들어 낸 이 사진 한 장은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난 동생과 젊은 시절 어머니와 함께 찍은 유일한 가족사진이다. 생각해보면 이 사진은 모진 시절을 살아온 어머니에게는 행복한 가족의 단란함이 아닌 가슴 후벼 파는 아픈 기억이다.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히고 근처 사진관으로 발길을 재촉하였던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생이별도 서러웠을 터인데 이것이 자식과의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마지막임을 알았을 때 어머니의 가슴은 또 얼마나 찢어졌을까? ..